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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에서 시기적으로 가장 변화가 심한 지표물은 식물이다. 식물은 극지방이나 극한 건조지역을 제외한 육지의 거의 모든 지역에 존재하고 있으며, 환경 조건에 따라 다양한 식생 구조와 상태를 가진다. 농지, 산림, 초원 등의 식생지역뿐만 아니라, 도시에서도 가로수 및 공원의 분포와 상태에 따라 원격탐사 신호는 매우 가변적이다. 식생은 지구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동시에 지구환경 변화를 야기하는 중요 인자이기도 한다. 따라서 육지 원격탐사에서 식물의 분광반사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식물과 관련된 정보 추출뿐만 아니라, 다른 지표물의 특성을 해석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식생의 원격탐사 신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잎의 분광특성부터 시작하여 식물 개체 및 땅 바닥의 분광특성까지 확장하여 접근해야 한다. 녹색 식물의 분광반사 특성은 매우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식물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파장별 반사율의 차이가 크다. 그림 2-20은 녹색 식물의 일반적인 분광반사곡선을 보여주고 있는데, 가시광선, 근적외선, 단파적외선에서 반사 특성이 뚜렷이 구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가시광선 파장에서 잎의 반사율은 10% 이하의 비교적 낮은 반사율을 갖고 있으며, 잎에 포함된 색소에 의하여 반사율의 차이가 나타난다. 근적외선 파장에서 녹색 식물은 다른 지표물과 뚜렷이 구별되는 50% 이상의 높은 반사율을 가지고 있으며, 잎의세포구조에 따라 반사율이 다르게 나타난다. 단파적외선 파장에서 식물의 반사율은 근적외선보다 낮지만, 여전히 가시광선보다 높다. 단파적외선 밴드의 파장이 길어질수록 식물의 반사율이점차 낮아지는 특징을 보인다. 단파적외선 파장에서 식물의 반사율은 특히 잎의 수분함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녹색 식물의 일반적인 파장별 반사 특성은 가시광선, 근적외선 단파적외선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각 파장영역에서 반사율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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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잎은 가시광선 파장에서 대부분의 전자기에너지를 흡수하며, 흡수된 에너지는 광합성에 사용된다. 잎은 엽록소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색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색소의 종류와 함량에따라 가시광선 파장에서 잎의 반사율이 결정된다. 엽록소 ab는 식물의 광합성과 관련된 가장중요한 색소다. 엽록소 a430nm660nm의 빛을 그리고 엽록소 b450nm650nm의 빛을 흡수하므로, 이 파장구간을 엽록소 흡수밴드라고 한다. 육상식물 또는 해수면에 분포하는 식물성플랑크톤의 엽록소 함량을 분석하기 위하여 엽록소 흡수밴드에서 촬영된 영상을 이용하기도 한다. 엽록소 흡수밴드가 존재하지 않는 녹색광 파장에서 식물의 반사율은 청색광 및 적색광보다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식물은 우리 눈에 녹색으로 보인다.

앞에서 설명한 인천지역 OLI 다중분광영상의 오른쪽 아래 부분을 확대한 영상으로, 다른 지표물과 비교하여 논과 산림의 반사 특성을 잘 보여준다. 녹색 밴드에서식물의 반사율이 청색광 및 적색광 밴드보다 높기 때문에 다소 밝게 보이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농지 또는 인공림과 같이 동일한 종의 식생이라도 생육조건이 우량하여 잎의 엽록소 함량에 높으면, 엽록소 흡수밴드에서 반사율이 감소하여 상대적으로 녹색 밴드의 반사율이 더욱 높게 보인다. 근적외선 밴드 영상은 식물의 높은 반사 특성에 따라 가장 밝게 보이며, 영상이 촬영된 916일이 벼의 최대 생육 시기이므로 주변의 산림보다 더욱 밝게 보인다. 단파적외선에서 식물의 반사율은 여전히 가시광선 밴드보다 높지만, 파장이 긴 두 번째 단파적외선 밴드(2.11~2.29μm)에서는 식물의 반사율이 낮아져서 가시광선 밴드와 비슷하게 보인다.

인천지역 다중분광영상에서 나타나는 파장별 주요 식물의 분광반사율의 상대적 차이. 녹색광 밴드(0.53~0.59μm)에서 청색광 및 적색광 밴드보다 약간 밝게 보이며, 근적외선 밴드에서 가장 높은 반사율의 특징을 보인다. 가시광선에서 녹색 식물의 반사율은 잎에 포함된 색소에 따라 결정된다. 즉 육안으로 보는 식물의 색은 잎의 색소에 따라 달라진다. 정상적인 생육 상태의 녹색 잎과 가을에 변색된 빨간 단풍나무 잎, 노란 은행나무 잎, 갈색의 신갈나무 잎의 분광반사율의 차이를 보여준다. 녹색 잎은 엽록소로 인하여 녹색광 파장에서 가장 높은 반사율을 보이므로, 우리 눈에 녹색으로 보인다. 수목이 광합성 활동을 중지하고 생장을 멈추면 녹색 잎에 포함된 엽록소가 파괴되면서 감춰져 있던 다른 색소(Carotene, Xanthophyll)들이 나타나거나, 새로운 색소(Anthocyanin)가 합성되면서 잎의 색이 변한다. 카로틴이나 크산토필은 주로 황색 계통으로 보이며, 안토시아닌은 단풍나무와 같이 빨간색으로 보인다. 가시광선에서 잎의 색소에 따라 분광반사율에 차이가 나타나지만, 근적외선에서도 반사율이 감소한다. 가시광선에서 식물의 반사율 변화는 가을에만 나타나는게 아니라, 병충해 및 가뭄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면 엽록소 함량이 감소하여 잎의 색이 변하게 된다.

식물은 대략 700nm부터 반사율이 급격히 증가하여 근적외선에서 50% 내외의 높은 반사율을 보이는 식물만의 독특한 특성을 가진다. 이는 잎 표면에서의 반사와 함께 잎 내부의 세포벽 사이의 공극에서 발생하는 산란효과를 모두 포함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식물은 근적외선에서 높은 반사율을 보이고, 흡수율은 무시할 정도로 매우 낮다. 결국 식물에 입사하는 근적외선 영역의 에너지는 대부분 반사되거나 투과되며, 투과된 에너지는 다시 지표면의 토양에서 흡수될 때까지 반사와 투과가 되풀이된다.

근적외선에서 식물의 반사율은 잎의 세포구조에 따라 차이가 있다. 먼저 식물의 종에 따라 잎의 세포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작물의 종류나 수종에 따른 미세한 반사율의 차이를 근적외선에서 볼 수 있다. 잎의 단면이 여러 층의 세포 구조를 가진 식물은 단층 세포 구조를 가진 식물보다 반사율이 높다. 세포구조에 따른 잎의 반사 특성을 식물 개체 단위로 확장하면 매우 유용한 의미를 가진다. 가령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잎이 무성한 나무는 여러 장의 엽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나무에서 반사되는 근적외선 복사의 총량은 맨 위의 엽층에서 반사되는 에너지뿐만 아니라 그 아래의 엽층에서 반사되는 복사량까지 더해지므로, 잎의 층이 많은 나무일수록 반사율은 증가하게 된다.

여러 층의 잎으로 구성된 식물에서 반사되는 총 복사량이 엽층이 많을수록 증가하는 원리를 보여준다. 근적외선에서 흡수를 무시하고 잎의 반사율과 투과율이 각각 50% 가정했을 때, 잎에 100의 복사에너지가 입사하면 엽층이 하나인 식물에서 반사되는 복사량은 50이다. 반면에 2개의 엽층을 가진 식물은 첫 번째 엽층에서 투과된 50의 반이 두 번째 엽층에서 반이므로, 센서에서 감지하는 반사에너지의 총량은 62.5 이상이 된다. 물론 두 번째 엽층에서 반사와 투과를 반복하면, 맨 위의 엽층에서 반사되는 에너지의 총량은 62.5보다 크다. 잎의 층위가 많을수록 반사되는 에너지가 증가하지만, 층의 개수에 비례하지는 않고, 일정 범위를 초과하면 반사 되는 복사량의 증가폭은 둔화된다.

농업, 산림, 환경 분야에서 식물의 생육 및 구조를 나타내는 중요한 인자로, 단위면적당 엽면적의 비를 나타내는 엽면적지수(leaf area index, LAI)를 많이 사용한다. 잎은 광합성이 이루어지는 생산기관으로서 엽량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면, 광합성량과 생산량을 추정할 수 있다. 광합성량과 생산량 추정이 가능하면, 지역 단위의 작물 수확량 및 생장량 예측부터 전 지구 규모의 물질순환, 대기순환, 물순환 과정을 분석할 수 있다. 현재 전 지구 규모의 엽량을 측정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은 대부분 원격탐사에 의존하고 있다. 식물의 엽량이 증가할수록 근적외선 반사가 증가하며,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여 농지, 산림, 초지의 엽면적지수를 추정하고, 이를 토대로 광합성량과 생산량을 추정하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인천 계양산의 갈참나무 숲에서 측정한 봄과 여름의 분광반사율 차이를 보여준다. 갈참나무의 잎이 아직 완전히 발달하기 전인 423일에 사다리차에서 관측한 수관울폐도(crown closure)32%이지만, 잎이 충분히 자란 611일에는 84%로 숲의 윗부분이 거의 잎으로 덮여있다. 갈참나무 숲의 엽량에 따른 분광반사율의 차이는 근적외선에서 가장 두드러진 차이를 보여주고 있으며, 가시광선 및 단파적외선에서는 그 차이가 크지 않다. 근적외선에서 식물의 독특한 반사 특성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식생지수(vegetation index)가 있다. 식생지수는 적색광 밴드와 근적외선 밴드에서 나타나는 식물의 반사 신호를 수학적으로 조합하여 단일 지수로 나타내는 방법인데, 식물과 비식물의 차이를 잘 나타낼 뿐만 아니라, 엽량에 따른 식물의 차이를 잘 보여준다. 식생지수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과 처리 과정은 뒤의 영상처리에서 자세히 다루기로 한다.

근적외선 밴드는 식물의 반사율이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식물의 여러 가지 특성을 잘 보여주므로 식물과 비식물의 구분, 토지피복 분류, 식물의 생육상태 분석 등에 효과적이다. 근적외선 영상은 식물의 분포와 특성을 잘 보여주며, 또한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길기 때문에 대기산란의 영향을 덜 받아 비교적 깨끗하고 선명하다. 근적외선 밴드가 가진 이러한 장점 때문에 현재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전자광학시스템은 근적외선 밴드를 포함한다.

식물은 근적외선에서 반사율이 급격히 높아지는데, 가시광선과 근적외선의 경계 부분을 적색 경계밴드(red-edge band)라고 한다. 적색경계밴드는 식물의 반사율이 낮은 적색광에서 반사율이 갑자기 높아지는 근적외선 사이의 중간 영역으로 대략 680~750nm까지의 구간을 지칭한다. 적색경계밴드에서 식물의 반사 특성에 관한 연구는 비교적 최근에 많이 발표되었으며, 특히 잎의 엽록소 농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알려졌다. 적색경계밴드에서 식물의 분광특성과 관련된 초기 연구는 주로 실험실이나 야외에서 얻은 분광측정 자료를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나, 초분광 영상을 이용하여 적색경계 부분에서의 반사 특성 변화를 분석하기도 했다. 적색경계밴드를 포함하는 전자광학 영상 센서는 상업용 위성에 최초로 탑재되었으며, 최근 발사된 유럽 Sentinel-2 위성을 포함하여 향후 적색경계밴드를 포함하는 영상탑재체가 증가할 전망이다. 2008년 발사된 Rapideye 위성은 5개의 밴드를 가진 다중분광센서를 탑재하고 있는데, 690~730nm 구간의 적색경계밴드를 포함하고 있으며, 고해상도 상업위성인 Worldview 2호 및 3호 위성은 705~745nm 영역의 적색경계밴드를 포함하는 고해상도 다중분광영상을 제공한다. 이 위성에서 촬영한 영상을 이용하여 엽록소, 생체량, 수분함량 등 식물의 생물리적 특성과 적색경계밴드에서 반사율의 관계를 찾으려는 연구가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향후 발사될 차세대 중형 위성 4호인 농림위성(가칭)에 적색경계밴드를 포함한 다중분광센서를 탑재할 예정이다.

단파적외선(SWIR)에서 식물의 반사율은 근적외선보다 낮지만 가시광선보다 여전히 높게 나타난다. 그림 2-21의 확대된 SWIR밴드 영상에서 논과 산림의 밝기는 NIR밴드 영상보다 낮지만, 다른 지표물보다 여전히 높게 보인다. 두 번째 SWIR 영상에서 식물의 반사율은 상대적으로 낮아져서 수면을 제외하고는 가시광선 영상과 유사하게 보인다. 단파적외선에서 식물의 반사율은 잎의 수분 함량에 영향을 받는데, 수분함량이 증가함에 따라 단파적외선 반사율이 감소한다. 반대로 잎의 수분함량이 감소하면 세포벽 사이에서 공극이 증가하여 더 많은 산란이 일어나므로 단파적외선 영역에서 보다 높은 반사율을 가지게 된다. 그림 2-25는 실험실에서 옥수수 잎의 수분함량을 낮추어가면서 측정한 분광반사율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건강한 상태의 정상적인 옥수수 잎의 수분 함량은 66% 이상으로 가장 낮은 반사율을 보인다. 가뭄이나 병충해로 인한 초기 스트레스단계의 잎은 여전히 녹색으로 보이지만, 반사율은 모든 파장에서 조금 증가하였다. 잎의 수분함량과 SWIR 밴드 반사율의 반비례 관계를 이용하여 농작물 및 산림 식생의 수분 스트레스 탐지, 가뭄 피해 분석, 작물 생산량 추정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잎의 수분함량이 일정 단계 이하로 감소하면 광합성이 멈추고 잎이 갈색 계통으로 변하게 되므로, 단파적외선뿐만 아니라 가시광선과 근적외선에서도 반사율이 변한다. 작물 수확을 마친 농지 또는 생육을 마친 온대지역의 초지 및 활엽수림에서 관찰되는 분광반사 특성은 수분함량이 아주 낮은 상태의 마른 잎과 유사하게 나타난다. 이 경우는 잎의 분광반사 특성이 아닌 식생지의 분광특성이므로, 마른 잎의 분광특성과 함께 배경이 되는 토양의 분광특성이 혼합된 특징을 갖는다.

지금까지 논의된 식물의 분광반사 특성은 대부분 실험실이나 야외에서 분광계로 측정한 잎의 분광반사율을 토대로 설명했다. 식물의 종류에 따른 분광반사 특성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며, 또한 같은 종의 식물이라도 엽량 및 수분함량 등 식물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실험실에서 측정한 분광반사율은 항공기 및 인공위성에서 관측되는 식생의 분광반사 특성과 차이가 있다. 가령 산림의 반사 신호는 숲의 상층부를 덮고 있는 엽층의 반사뿐만 아니라, 가지 및 줄기, 엽층사이의 그늘, 그리고 수목의 밀도가 낮을 경우 바닥의 토양 및 초본류 식물의 반사까지 포함한다. 따라서 본 장에서 설명한 식물의 반사 특성을 영상에 나타나는 식생지에 그대로 적용하기 보다는 해당 식물의 특성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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